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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휴지통

스티븐 잡스, 단상

희나람 2011. 10. 8. 16:24

 잡스에 관한 넋두리를 적다가 그만두었다. 그건 내 일기였고, 나의 삶이였고, 내 평온한 호수가에 돌은 던진 인물이 잡스였다는 것을 궁시렁 거렸을 뿐이니까.

 2006년도에 그의 비공식 자서전(자신이 쓴 것이 아니다)인 iCon을 읽고 나는 잡스에대해서 단 한마디의 평으로 끝을 맺었다. "괴팍하네". 그는 괴팍 그 자체였다. 자신의 디자인을 위해 엔지니어들을 볶는가 하면, 시장성과 관계없이 자기가 욕구하는 기계만 만들어냈다. 그것을 "혁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저 불필요한 것을 빼고 나왔을 뿐이였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잡스를 다르게 본다. 그는 기업가였다. 모험심이 강한 기업가였다. 없는 시장을 다시 창조할 줄 알았다. mp3p에 디자인을 넣어 악세사리화 하였으며, PDA의 더딘 발전을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해버렸다. 그건 확실히 스티븐 잡스가 넓혀놓은 시장이다. 이에 다른 기업들은 그저 스티븐 잡스가 열어둔 항로를 따라갈 뿐이니까.

 그의 작고에, "세상이 변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대기업들이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열심히 힘을 쓸까. 모험가 정신이 되살아날까. 안락에 도취된 국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의 자본을 침식하는 짓을 그만둘까. 세계 거대자본들이 군소 지역경제를 좀먹는 짓을 그만둘까.

 애플 역시 중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큰 이익을 보았지만, 이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자유시장이 가지는 큰 장점을 잘 살린 애플.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장주의자들의 말처럼 "경쟁이 혁신을 낳는다"의 명제는 잘못 된 것 같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애플에 대입해보면, 여기 사람들이 경쟁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기보다 자신의 '방향성'을 잘 알고있다고 느껴진다. 무엇을 만들고 이것이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보이는 것이다. 그런 방향성 때문에 없는 길을 만들고 닦아나가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나같은 작은 공대생이 뭐 아는게 있어서 그를 논할 수 있겠는가. 이런 주절거림은 IT거물의 죽음에 안타까움일 것이다. 뭔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 이런 바람때문에 안타까운 것이였구나.

 앞으로 어떤 전진이 나올까. 미래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나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원점을 회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