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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휴지통

아, 가슴이 울린다.

희나람 2013. 7. 20. 06:36




 아마 지금, 내 마음을 풀어 쓸 작정이다. 나는 왜 이렇게 가슴이 벅차고 충만한 하루를 맞이하고 있을까. 이전처럼 과장해서 쓰고 싶지 않다. 그건 죄악이다. 내 벅차오르는 가슴에대한 억압이다. 나 있는 그대로를 글로써 그려야한다. 내 심장은 그렇게 말하고 있으며, 내 머리에서 떠오르는 문장들도 그와 같다.

 지난 새벽, 거리를 혼자 터벅터벅 걸어가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울어야하는 것이 아닐까. 슬퍼야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러나 이상하게도 저 멀리 있던 달이 맑고 투명하게 보였고, 내 마음 역시 갓 목욕하고 나온듯 깨끗한 심정이였다. 왜일까. 적막한 도로를 가득 채운 스산한 바람이 내 옆을 지나갔다. 추워야할 새벽. 나는 따뜻했다. 내 마음은 따뜻했다. 그 먼길을 굳이 걸어가고 있는 나임에도, 싸구려 캔버스 신발을 신으며 2시간째 걷고 있음에도, 내 걸음에는 거침이 없었으며 유쾌하기만 했다. 너무나도 이상한 하루다. 너무나도 이상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오 늘을 기점으로, 나는 내 방황을 발견하고, 다시 자리잡았음을 느꼈다. 오히려 그동안의 방황이 모두 용서되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나로서 충만한 느낌이 넘쳐흘렀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라는 욕망이 내 가슴에서 끊임없이 샘솓았다. 이것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라는 결과지향적인 욕망이 아니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과정지향적인 강렬한 욕망이 나를 잡아 이끌었다. 그동안의 자만이여. 그동안의 나태여. 너희들에 이끌려다니지 않겠노라. 끝없이 유혹하는 세이렌의 소리같은 너희들을 외면겠노라.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이 클리쉐적인 질문 앞에서서 더 이상 망설이지 않으리라. 나는 모험가다. 삶에서 수많은 인연을 파탄내어봤고, 누군가의 거절을 수없이 받아들였다. 기회를 놓치기도 하였고, 실패도 여럿 겪었다. 이것이 고난인가. 운명의 여신은 내게 미소를 지어주지 않았지만, 나는 다시 나를 단련시킬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저기 저 흘러지나가는 기회를 움켜지기위해서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되어있었다. 다시 준비하자. 내가 쌓아올린 가치를 무너뜨리고 다시 새로운 가치를 세워보자. 나는 다시금 나를 넘어서야한다.

 혼자서 가는 모험은 생존이다. 끝없이 펼쳐진 저 불확실의 세계 속에 나를 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 나는 어린 아이처럼 울기만 했었고, 한때는 자만심에 둘둘 쌓여서 많은 기회를 박탈당하였다. 그로인해서일까. 나는 나로서 충분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나 이외의 누군가, 누군가들이 필요하다. 나 혼자서는 나 혼자만의 세상의 족쇄 속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것니까. 세상은 나만으로 이루진 것이 아니라 모두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니까! 벅차오르는 가슴을 안고 마음을 숙여본다. 심장의 고동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느껴진다. 나는 이 에너지를 쓸 필요가 있다. 나아가야한다.

 짙은 새벽의 어둠이 물러나고 저 멀리 태양이 솓는 이 시간, 다시금 시작의 당위성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