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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휴지통

맥락을 살아가기

희나람 2013. 10. 21. 23:54

맥락을 살아가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것을 넘어서 방향을 찾는 다는 것

군 대를 마칠때 쯤 생각이 난다.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도 상황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시기쯤 되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미래를 꿈꾸어야할지 등등의 질문들이 던져지고 답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것 같다. 군대에서의 많은 이들은 아무런 준비없이 무탈하게 보내기도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밤마다 독서실 불을 켜가며 공부를 하였다. 그 가운데서 나는 이도저도 아닌체 독서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곤 했었다. 군대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부족한 사회과학책들은 매번 택배를 통해 구입하곤 했었다. 무언가 답을 얻고자 했던 일들은 아니였다. 다만 이 독서들 덕분인지는 몰라도, 그 가운데서 사람의 감정에 대한 것,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과 그 방법 등을 알게모르게 내게 다져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이 내게 명확한 답변을 준 것은 아니였다. 그래서 나는 혼자 전라남도를 돌다가, 또 포항까지 가보기도 하고, 여러 산들을 올라가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무언가의 답을 얻지 못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내 일기를 들쳐다보면, 늘 질문은 하나로 좁혀졌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뭘 하고 싶은 것일까. 질문은 꼬리를 물며 주제를 확대하긴 커녕 저 질문에서 멈쳐있었다. 일기는 저 질문만 1년째 지속되다가 어느세 멈쳐버렸다. 너무 같은 내용을 쓰다보니 지겨워서 그만둔 탓도 있다. 그렇게 멍하게 보내는 듯 하다가, 자동화 기계처럼 학교 과제만을 처리하듯 다니다가, 작년 말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제서야 질문이 바뀌게 되었다.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 그리고 그 방향은 옳은가?
그리고 그 옳은 것이 정말 옳은가?”

저 질문이 나오게된 맥락 중 가장 큰 이유는 경험이다. 이제서야 알게된 것인데, 어째서 삶을 먼저 지나간 사람들이 많은 경험을 해보라는 말을 하는지 그 진의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을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고 나서야, 그것이 좋은지 싫은지 알게되고, 그 가운데서 자신의 기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좋다고 생각해서 하게되는 것도 그곳에서 아쉬운 점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아쉬운 점들을 보완해나가며 새롭게 재창조해나가는 과정을 밣는 것 같다. 정리하자면, 많은 경험은 단순히 노하우나 지식을 쌓는 것을 떠나서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하는 과정인 것 같다. 이렇게 경험이 쌓여가면서 자신 앞에 좋아하는 것들이 눈에 띄게되고, 그러면서 세상이 반짝반짝 빛이나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경 험들을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쉽게 얻을 수 있기는 하다. 앞으로 IT의 발달은 그 경험과 노하우로 인한 고수와 하수의 차이를 대폭 낮쳐줄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은 늘 고전스러운 것 같다. 책이나 IT등은 단순히 지식의 확장일뿐, 자신이 나아가야될 경험(맥락)을 만들어주지는 못하니까 말이다.

뭐든 늦깍이인 나는, 이제서야 나에 대해서 바라보는 방법을 알게된 것 같다. 이제는 무엇을 하고 싶냐는 상투적인 질문에서 벗어나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점검해 보아야할 것 같다.

왜 이렇게 글을 길게 적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징거더블다운맥스가 나온 기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