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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휴지통

그리움이였어

희나람 2009. 11. 25. 20:01
 07년 12월, 군입대를 결정하고 난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산은 보라고 있는거고 물은 마시라고 있다는 생각없는 생각으로 살던 내겐 큰 고민거리가 된 것이다. 사실 걱정이라기보다 보지못한 것에대한 막연한 두려움일 것이다. 막연함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여러 많은 사람들에게 군대이야기를 들었지만, 좋은 충고는 귀에들어오지않는거라고, 이 목마름은 나아지질않는다.

 그러다 생선먹다 목에 가시걸리는 이야기를 들었다. "군에서 그냥 나는 죽었다라고 생각해"라는 충고. 장난삼아하는 "군대어째가냐 자살해에~"라는 말도 걸린다. 어째서인지 군대와 죽음에 관련된 말이 많다.

 죽음에관해 생각해본적 없는 나에겐, 죽음에관해 생각해보는 것은 바다 깊은 곳의 심층수에 사는 듣도 보도 못한 물고기를 그려내는 것이다. 형체를 알 수 없어서 제대로된 그림이 힘든다. 어째 조금 그려보고자하면 영 아닌 것같기도하고 그러자고 다시 죽음을 찾다보면 항상 생각의 끝은 빛조차 사라져버린 심해였다. 하지만 보이지않는다고 존재하지않는 것은 아니다...

 철장으로 갈라진 선은 마치 저승과 이승을 갈라놓은 경계선과 같았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못하니까... 밖의 사람들과 대화가 불가능했던, 철장안의 훈련소 생활은 죽음과 비슷했다. 

 죽음! 예측되지못한 끝에의해서 못다한 것에대한 아쉬움. 미련과도 가깝다. 부모님 속썩인 것이 미안한 심정이다. 그 친구에게 못해준 것이 안타까운 심정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그리고 보고싶다.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는 건 새로운 시작을 희망하는 것이다. "~했으면, ~했을텐데"라는 가정법과 같은 과거를 수정하고자하는 욕심이기도하다. 이 모든 것이... 그리움이 아닐까.

 사막에 가서야 물의 소중함을 알아차린다. 당연시 여겨졌던 모든 것들은 소중함으로 그 가치가 높아진다. 내 주위를 둘러싸던 인연의 끈들이 얼마나 소장함을, 텅비워진 가슴을 가지고서야 깨닿고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