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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간 그리움은 묻혀갔었다. 5월의 봄날씨럼, 어딘가 뭔가 빠진듯한 봄 밤의 따스함처럼, 침묵의 하늘만이 날 응시할 뿐이다. 침묵을 지키는 거리의 모습은 내게 낯설게 만들었다. 나는 이방인이 되어버렸다. 거리의 갑작스런 따스함은 그렇게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평온한 봄의 밤 거리를 걷다보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난 번에 펑펑내린 눈들은 죄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손 시려워하던 추위는 지금의 따스함에 묻혀져간다. 그러다 깨닿고 만다. 아, 내 추억도 그런 차갑고 아픈 것들이였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릴적 꿈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내 친구들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기억 속에 있던, 작은 짝사랑을 혼자 속삭이게 만들어준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그리고 왜 지금은 나는 그때의 나와 많이 달라져버린 걸까...

 스쳐갈 수 밖에 없었던 많은 추억들은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슬프고 너무 슬퍼서 서글픈 눈빛으로 하늘을 봤지만, 하늘을 우수히 빛내는 별빛들은 그저 무심히 쳐다만 볼뿐이다. 아마 그들의 시선에서는 우주에 존재하는 작은 지구 안의 미풍일테니까. 그저 일기예보를 하기위해 그려진 기상도의 작은 점하나에도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찹찹한 마음으로 우주를 보던 마음은 서글픔을 삼킨다.

 이성적 판단에서 나오지 않은, 나의 무의식적 불안은 내게 이렇게 주문했다. 이젠 작은 일기를 쓸까하고...
 외롭고 그리워져가는 오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