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r ost / Damien Rice - The Blower's Daughter 사랑에서는 모두가 아이였다. 실날같은 바람에도 상처받는 영혼에게, 세상을 향해 솔직한 소녀에게, 수많은 상처에도 일어선 그녀에게, 가장 악해보이면서도 순수하게 사랑을 원했던 그 남자에게도, 모두 아이처럼 사랑을 원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너무나도 단순하다. 모두들 사랑을 갈구하고 그것을 해소하고 지속되길 원한다. 이 사랑은 낯선 이에게로 부터 온 이계적인 물질이다. 지구 중력에 의해 우주 멀리서부터 끌려온 작은 돌덩이들이 별똥별로 하늘을 빛내듯, 어느날 문득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 방문자는, 반가운 낯선 이에게서, 그대와의 영혼의 대화를 통해 깊은 끌림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 이 사랑은 전적으로 그대의 내..
매실주는 쓰렸다. 오래전 지녔던 단맛은 사라지고 모두 알콜로 변해있었다. 입안에 매실 향이 번져감과 동시에 남아도는 씁슬함을 느끼며, 영화를 바라봐야만 했다. 누군가는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살아간다. 오랫동안 연모한 사람의 품 속에서, 그 가슴에 머물기를 바란다. 형상이 기억된 추억들의 파편에 의해서, 외로운 날이면 그 누군가의 가느다란 어루만짐을 떠올린다. 그리고는 현실이라는 투정으로 과거를 지우고, 일어나지 않을 미래를 비관한다. 머나먼 시간이 흘러서야 후회만을 다짐한다. 영화는 기적이다. 60억 인구가 모여사는 지구에서, 60분의 1의 확률로 만난 누군가를, 다시 60억 분의 1의 확률로 다시금 만나고, 또 다시 60억 분의 1의 확률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과거를 그리는 복원사는 아픔으로 사라질 수..
지나간 그리움은 묻혀갔었다. 5월의 봄날씨럼, 어딘가 뭔가 빠진듯한 봄 밤의 따스함처럼, 침묵의 하늘만이 날 응시할 뿐이다. 침묵을 지키는 거리의 모습은 내게 낯설게 만들었다. 나는 이방인이 되어버렸다. 거리의 갑작스런 따스함은 그렇게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평온한 봄의 밤 거리를 걷다보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난 번에 펑펑내린 눈들은 죄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손 시려워하던 추위는 지금의 따스함에 묻혀져간다. 그러다 깨닿고 만다. 아, 내 추억도 그런 차갑고 아픈 것들이였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릴적 꿈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내 친구들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기억 속에 있던, 작은 짝사랑을 혼자 속삭이게 만들어준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그리고 왜 지금은 나는 그때의 나와 많이 달라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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