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3천원 짜리 순천행 버스는 순순히 그 길을 달렸다. 나는 그렇게 친숙한 누군가를 만났고 친숙한 이야기를 하며 친숙하게 헤어졌다. 아마 그게 끝이리라 생각했는데. 1만 3천원 짜리 대구행 버스는 야밤을 질주했다. 늦은 밤에 장마까지 쏟아졌다. 국지성 장마는 오는 듯 마는 듯, 버스가 지나는 지역마다 내리거나 안내리거나를 반복한다. 밤의 거리에서 버스는 자신의 불빛만으로 의존하며 어둑한 고속도로를 나아간다. 간혹 누군가의 불빛이나, 고속도로에서 빛나는 주홍빛 가로등만이 버스의 존재를 알아차리게끔 만들었다. 순천에서 대구오는 길에, 늘 잠들어서 보지 못했던 섬진강 다리를 봤다. 720M 길이를 가진 섬진강 다리. 암흑이 내려앉은 밤 길에서 희미한 실루엣만을 간직한 다리를 목격한다.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강 바다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 정호승 시인께서 쓰신 시를, 김광석이 음악을 붙여 노래했다. 애절하다. 김광석이 마지막 생을 앞두고 만든 노래라, 그 애절함은 내 몸속 깊은 곳까지 파고든다. 무엇이 그렇게 애절했던 것일까. 무엇이 그리웠던 것일까. 30세의 생을 앞두고 무엇때문에 목숨을 끊어야 했을까. 삶을 스쳐가며 무엇을 앓았던 것일까. 그건 정말 앓은 것이 아니라 알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 Total
- Today
- Yesterday
- 커피
- 그리움
- 퍼프크림
- 기본소득 블로그 선언
- 서울
- 교차하는 여러 감정들
- 롤라 런
- You'll Miss Me
- 대담회
- 안녕
- 봉오동승전지
- 커스터드크림
- 다망해라
- 기본소득
- 미팅싸이트
- 유 윌 미스 미
- 아스트랄
- 선우진
- 정의는 무엇인가
- 10년전 메일
- 독립역사탐방
- 영화
- 여행
- 사랑
- 중국탐방
- Je Vais Te Manqué
- 슈크림빵
- 이티오피아
- 추억
- 발해성터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