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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기운은 나를 감성에 젖게 한다.
 꺼져버린 불빛, 저건 불과 몇시간전의 열정에대한 침묵을 의미한다. 이 침묵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규칙적인 숨고름과 반듯하게 들리는 초심소리만이 침묵을 대변해준다. 묵묵한 소리가 들린다. 새벽의 소리는 남다르다. 뭔가 저 밑에 깔린, 굵고 잔뼈어린 소리로 내 감정의 뿌리를 흔들어 놓는다. 술에 만취한듯한 누군가의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흥에겨운건지 힘들어서 허세를 부리는지 알길이 없다. 그저 지금, 이 새벽을, 침묵만을 지키는 이 새벽에,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그려지지않은 도화지에 물감통을 확 들이붙듯이.

 무엇이 나를 이 새벽까지 잠을 못이루게 만드는 걸까. 지독할 정도의 긴 외로움때문에? 열정을 분출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위해? 개탄스러운 내 인생을 원망하기위해? 고지식한 부모님의 사랑싸움때문에? 생각과 다른 행동들에대한 나약함 때문에?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나도 미약해서? 코스닥에 상장할 기세로 상승세를 찍는 내몸의 지방함유량 때문에? 이중 무엇이란 말인가. 로또처럼 선택지를 주고 자동추첨시키는게 고민해결에 도움이 될 것같다.

 2년간의 공백도, 나를 변화시키진 못했다. 아니 변화할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렇듯, 그저 그렇게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억울하기도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참으로 기묘한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