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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휴지통

냉정과 열정사이

희나람 2010. 7. 17. 02:32



  매실주는 쓰렸다. 오래전 지녔던 단맛은 사라지고 모두 알콜로 변해있었다. 입안에 매실 향이 번져감과 동시에 남아도는 씁슬함을 느끼며, 영화를 바라봐야만 했다.





  누군가는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살아간다. 오랫동안 연모한 사람의 품 속에서, 그 가슴에 머물기를 바란다. 형상이 기억된 추억들의 파편에 의해서, 외로운 날이면 그 누군가의 가느다란 어루만짐을 떠올린다. 그리고는 현실이라는 투정으로 과거를 지우고, 일어나지 않을 미래를 비관한다. 머나먼 시간이 흘러서야 후회만을 다짐한다.


  영화는 기적이다. 60억 인구가 모여사는 지구에서, 60분의 1의 확률로 만난 누군가를, 다시 60억 분의 1의 확률로 다시금 만나고, 또 다시 60억 분의 1의 확률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과거를 그리는 복원사는 아픔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작은 총탄과 함께, 추억이라는 이름은 모래성처럼 지워졌다. 하지만 과거는 추억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였다. 미래는 기대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였다. 현재를 살아가야함을, 지금의 내 숨소리가 존재의 의미임을, 그들의 마지만 손인사와 작은 웃음에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