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하고 싶다! 라고 말한다면 이상할려나.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내면의 욕망이 어느 언저리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는 나를 조금식 침식해와, 어느세 삼켜버릴 기세로 덤벼들기도 했다. 처참히 먹혀야했고, 이젠 만진창이. 남은 게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상이 지정되지 않은 누군가의 부재는 또 다른 어떤 대상을 끝없는 외로움으로 갈기갈기 찢겨놓았다. 사실은 돈 안쓰고 포인트좀 모아보겠다고 어느 홈페이지에 위장 가입을 시도했다. 사는 곳도 적기 귀찮아서 서울 용산구로 대충 적어버렸다. 나의 신상정보라고는, 광고만으로 5백M를 돌파해버린 네이버 메일 주소와 20대 초반의 나이, 그리고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지역인 용산구였다. 가입직후 탈퇴 버튼을 찾다가 어디다 은폐해놨는지 찾을 수가 없..
밤 기운은 나를 감성에 젖게 한다. 꺼져버린 불빛, 저건 불과 몇시간전의 열정에대한 침묵을 의미한다. 이 침묵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규칙적인 숨고름과 반듯하게 들리는 초심소리만이 침묵을 대변해준다. 묵묵한 소리가 들린다. 새벽의 소리는 남다르다. 뭔가 저 밑에 깔린, 굵고 잔뼈어린 소리로 내 감정의 뿌리를 흔들어 놓는다. 술에 만취한듯한 누군가의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흥에겨운건지 힘들어서 허세를 부리는지 알길이 없다. 그저 지금, 이 새벽을, 침묵만을 지키는 이 새벽에,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그려지지않은 도화지에 물감통을 확 들이붙듯이. 무엇이 나를 이 새벽까지 잠을 못이루게 만드는 걸까. 지독할 정도의 긴 외로움때문에? 열정을 분출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위해? 개탄스러..
그날 저녁, 형님과 술한잔 기울이고 있는데 친구놈의 문자가 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영화 좀 재미있었던것같다" 영화본지 얼마나 지났는데 이제와서 이야기 하는거야!! 이녀석, 밥먹은 후 30분이 지나서야 "아, 그거 좀 매운거 같다"라고 내뱉는, 오래전 멸족한 공룡과도 같았다. 하도 몸이 거대해서, 다리의 통증이 머리의 뇌로 아픔이 전달되는데 오래걸린다나.. 아무튼간에 전혀 예상치 못한 가운데 당한 카운터 어택에 완전히 침몰당해 버릴 것 같다. 당연하잖아? 저 말에 답변할 준비도 안됐으니까. 침묵의 시간만 오랫동안 가지다 웃음이 났다. 뭐 이따위라고 말할려다 내가 한심해지기도 하고, 그러다 가만히 있을려니 약간의 자존심이 치솓기 시작하고, 참나 내 뜻대로 되는 게 없구나. 그냥 나 잘난 놈으로 살면 안되니..
가로수의 적막이 하늘을 뒤덮는다. 뒤돌아서서 사라져거나는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들어 댄다. 조금은 처량한 듯한, 아무것도 아니였던 느낌이 든다. 무엇도 소유하지 못한 어린 아이의 아쉬움이였을까... 흐려져가야할 기억들은 계속 계량을 거듭하며 선명해져간다. mp3p를 켜든다. 문득 가던길에 켜두었던 음악이 흘러나온다. Coldplay의 "For you"... 자그마한 울림들이 귓가를 체운다. 어쩌다 이 침묵마져 삼켜버린 밤거리와 맞아떨어지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걸까. 나즈막히 불려지는 음악에 몸을 맡긴다. 느릿한 비트음에 내 발걸음이 맞쳐진다. 카우보이 비밥의 마지막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주인공 스파이크가 꿈꿨던 이상향은 저 우주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깊은 어둠 밖에 남지않은 저 우주에, 작은 별 한점..
지나간 그리움은 묻혀갔었다. 5월의 봄날씨럼, 어딘가 뭔가 빠진듯한 봄 밤의 따스함처럼, 침묵의 하늘만이 날 응시할 뿐이다. 침묵을 지키는 거리의 모습은 내게 낯설게 만들었다. 나는 이방인이 되어버렸다. 거리의 갑작스런 따스함은 그렇게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평온한 봄의 밤 거리를 걷다보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난 번에 펑펑내린 눈들은 죄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손 시려워하던 추위는 지금의 따스함에 묻혀져간다. 그러다 깨닿고 만다. 아, 내 추억도 그런 차갑고 아픈 것들이였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릴적 꿈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내 친구들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기억 속에 있던, 작은 짝사랑을 혼자 속삭이게 만들어준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그리고 왜 지금은 나는 그때의 나와 많이 달라져버린..
봄에 닥쳐온 추위는 그 어느 추위보다 더 깊고 어두웠다. 알 수 없는 깊이에 몸이 빠져 허우적거리지만, 그 밑에 발 닿는 곳 없이 허공을 휩쓴다. 빨간 자전거 씽씽이에 몸을 맡긴체 페달을 굴리며 적막한 어둠을 가로지른다. 주홍빛 불빛은 서로의 안부를 전하려는 듯 암흑속에서 어두커니 비쳐된다. 밤하늘의 별들은 이미 도시의 불에 잠식됐다. 메마른 공기의 대류만이 존재의 흐름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적막은 세상을 삼켰다. 새벽 도로를 재빠르게 질주하는 자동차 소리마저 고요하게 느껴졌다. 아니, 외롭게 느껴졌다. 자동차가 지나가며 만들어낸 차가운 소음은 내 외로움에 실날같은 상처를 입히기 시작했다. 다른 누군가의 시선에서 보이지 않는, 내 몸 깊숙히 철통같은 보안 속에 안치된 마음은 그렇게 아파하기 시작했다.
항상 혼자서 주문을 거는 것이 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나아가자고. 그러나 다른 어떤 이는 이런 말을 한다. 바쁨이야말로 생존의 증거라고. -... 요즘 너무나도 바쁜 일상 속에서 헤매인 것 같다. 아침에 피어난 안개 속에서 그저 발에 느껴지는 땅의 감촉을 느끼며 어디있는 지 모를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앞에 낭떨어지가 있을지 정말 원하던 목적지가 있을 지, 아무런 감도 못잡은체 말이다. 어제 늦은 새벽녘, 자취방 주변을 산책해봤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 동네를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었구나.. 한발짝 내딛을 때마다 처음보는 건물들과 지리만 눈에 보인다. 수많은 원룸건물들 사이를 걸으며, 추운 새벽을 비틀 거리며 걸어다니는 사람을 보며, 아직 떡뽂이를 다 팔지 못해 남아있는 아주머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 참 어려운 일인데, 헤어지는 것은 하루 해가 지나가며 그림자를 늘려내는 일처럼 무척이나 짧다. 나는 그런 마음이 아님에도 점점 연락이 끊어지고. 내가 먼저 연락하기에도 ... 참 어렵다. 어떻게 지내는 지 모르겠다. 그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 어디선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 걸었던 길을 다시 되돌아본다. 겨울이 되어 힘없이 떨어진 낙엽들. 분명 봄에는 파릇파릇하게 태어나 뽀얀 초록빛을 뽐내덧 녀석들이거만, 내 기억 속에서 차츰 잊혀져가는 과거 어느날과 같은 일상들이 저 낙엽들처럼 형편없이 바닥을 뒹굴고 다닌다. 누군가는 저것을 추억이라 부르며 아름다워한다. 그럴까. 저 낙엽 속에 물들어있는 작은 잔 주름들이 겪은 시련을 안다면 그것을 아름답다고라고만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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